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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축제

이란 차하르샌베 수리

이란을 비롯한 페르시아 문화권에서는 **차하르샌베 수리(Chaharshanbe Suri)**라는 특별한 명절을 기념한다. 이 축제는 이란력의 마지막 수요일 밤에 열리는 불의 축제로, 노루즈(Nowruz) 즉 페르시아 새해를 맞이하는 중요한 의식 중 하나이다.

차하르샌베 수리는 단순한 축제가 아니라, 정화와 재생의 의미를 지닌 깊은 전통을 담고 있다. 고대 조로아스터교에서 유래한 이 축제는 불을 신성한 존재로 여기는 믿음에서 비롯되었으며, 불을 뛰어넘으며 악운을 태우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는 의식을 포함하고 있다.

오늘날에도 이란 전역에서 차하르샌베 수리는 성대하게 기념되며, 불꽃놀이, 폭죽, 음악과 춤이 함께하는 열정적인 축제의 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란 차하르샌베 수리


1. 차하르샌베 수리의 기원 – 조로아스터교와 불의 신성함

차하르샌베 수리의 기원은 **고대 페르시아 종교인 조로아스터교(Zoroastrianism)**에서 찾을 수 있다. 조로아스터교는 불을 신성한 정화의 상징으로 여겼으며, 불을 통해 부정한 것들을 태우고 순수함을 유지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불의 신(Atar)은 순수함과 신성함을 의미하며, 악과 혼돈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고 여겨졌다. 이러한 사상은 차하르샌베 수리에서 불을 뛰어넘는 전통적인 의식으로 이어졌다.

‘차하르샌베(Chaharshanbe)’는 ‘수요일’을 뜻하며, ‘수리(Suri)’는 ‘붉은색’ 혹은 ‘불꽃’을 의미한다. 즉, ‘차하르샌베 수리’는 붉은 불꽃이 타오르는 수요일 밤의 축제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조로아스터교의 영향력은 시간이 지나면서 페르시아 문화권 전반으로 확산되었고, 이란이 이슬람화된 이후에도 차하르샌베 수리는 중요한 문화 행사로 유지되었다.


2. 불을 뛰어넘는 의식 – 악운을 불태우고 순수함을 되찾다

차하르샌베 수리의 하이라이트는 불을 뛰어넘는 전통적인 의식이다. 이날 밤, 사람들은 거리와 광장에서 커다란 모닥불을 피우고 그 위를 차례로 뛰어넘는다.

불을 뛰어넘으며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구절을 외친다.

"Zardi-ye man az to, sorkhi-ye to az man."
"나의 노란 빛(병과 불운)을 가져가고, 너의 붉은 빛(건강과 행운)을 나에게 주소서."

이 문구는 불이 자신의 부정적인 기운을 가져가고, 신성한 에너지를 나누어 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즉, 불을 통해 한 해 동안 쌓인 나쁜 기운을 태우고, 새로운 시작을 위한 정화를 기원하는 것이다.

이러한 전통은 조로아스터교의 정화 의식에서 비롯되었으며, 현대에도 많은 이란인들이 가족과 함께 불을 뛰어넘으며 한 해의 액운을 씻어내고 행운을 기원한다.


3. 차하르샌베 수리의 다양한 풍습 – 불꽃놀이와 전통놀이

차하르샌베 수리는 단순한 불의 의식뿐만 아니라, 다양한 전통놀이와 민속 문화가 함께 어우러지는 축제이다.

  1. 폭죽과 불꽃놀이
    • 오늘날 차하르샌베 수리는 도시 전역에서 화려한 불꽃놀이가 펼쳐지는 밤이다.
    • 젊은이들은 폭죽을 터뜨리며 거리에서 축제를 즐기고, 가족들은 집 앞마당에서 작은 불꽃놀이를 하며 한 해의 행운을 기원한다.
  2. 고쉬트레즈(Kouhestarez) – 운명을 점치는 의식
    • 여성들은 귀를 기울여 남들이 하는 말을 듣고, 그 말의 내용으로 미래를 점치는 점술 의식을 행한다.
    •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긍정적인 말을 하면 그 해에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고 믿는다.
  3. 팔코시(Fāl-gush) – 음식을 나누는 전통
    • 가족들은 수프나 견과류 같은 특별한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이웃과 함께 풍요를 기원한다.
    • 전통적으로는 누군가 문을 두드리면 말을 하지 않고 그 집에서 음식을 받을 수 있었으며, 이를 통해 미래의 운세를 점쳤다.

이처럼 차하르샌베 수리는 단순한 불의 축제를 넘어서, 공동체의 유대감을 강화하고 희망을 나누는 문화적 행사로 발전해 왔다.


4. 차하르샌베 수리와 현대 이란 사회 – 전통과 변화의 조화

오늘날 차하르샌베 수리는 이란에서 가장 활기차고 열정적인 축제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일부 전통은 현대적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정부의 규제와 사회적 변화 속에서도 계속해서 유지되고 있다.

  1. 정부의 규제와 안전 문제
    • 과거에는 단순한 불을 뛰어넘는 의식이 중심이었으나, 현대에는 폭죽과 불꽃놀이가 주를 이루면서 안전 문제와 관련한 규제가 강화되었다.
    • 정부는 불법 폭죽 사용을 제한하는 한편, 공공장소에서 안전한 축제가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2. 다양한 현대적 요소 추가
    • 일부 지역에서는 음악 공연과 퍼레이드가 열리며, 가족 단위로 즐길 수 있는 문화행사가 확대되고 있다.
    • 젊은 세대는 SNS를 통해 차하르샌베 수리의 모습을 공유하며, 글로벌한 관심을 끌어들이고 있다.
  3. 세계적인 관심과 유네스코 등재 노력
    • 차하르샌베 수리는 이란뿐만 아니라 아제르바이잔, 아프가니스탄, 타지키스탄 등 페르시아 문화권 국가에서도 기념되며,
    •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움직임도 진행 중이다.

맺음말 – 불꽃 속에서 희망을 찾는 축제, 차하르샌베 수리

차하르샌베 수리는 단순한 명절을 넘어, 과거와 현재를 잇는 중요한 문화적 상징이다.

불을 통해 액운을 씻어내고, 한 해의 건강과 번영을 기원하는 이 축제는 이란인들에게 희망과 연대의 의미를 부여하는 전통적인 행사로 자리 잡고 있다.

불꽃이 하늘을 수놓고, 사람들이 모닥불 주위를 둘러싸며 희망을 노래하는 이 축제는 이란 문화의 강인한 정신과 조로아스터교의 오랜 유산이 공존하는 특별한 순간을 만들어낸다.

매년 3월이 다가오면, 차하르샌베 수리는 다시금 불꽃 속에서 타오르며, 전 세계 페르시아인들에게 새 희망을 안겨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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